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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책임과 연민은 분리되지 않는다", 다르덴 형제 : <자전거 탄 소년 (2011)> (Take 4)

문화예술

by 밍기적아이(MGI) 2019. 9. 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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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일반적인 관객의 입장에서 볼 때, 영화에서 가장 밋밋할 수 있는 부분은 클라이맥스일 것이다.

그러나 영화의 주제적인 측면이나 기술적으로 굉장히 뛰어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시릴은 불량배와 엮여 무고한 가게 사장을 방망이로 기절시킨 후 금품을 앗아간다.

그것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이나 책임은 사만다가 지불한다. 그에게는 사과하는 것 외의 책임은 없으며 그리고 지금껏 그가 했던 행동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았다. 그는 고아원에 살고 사회적 약자이자 어린이이다. 그가 하는 행동은 변명의 여지가 많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다 보면 아이의 잘못을 두둔하는 쪽으로만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영화는 사만다와 시릴이 모든 갈등을 이겨내고 화목하게 바비큐 파티를 준비할 때, 시릴과 부자를 주유소에게 만나게 한다. 시릴은 여기서 아들에게 폭행을 당한다. 이 장면을 본 일반적인 반응은 이제 계속 당하기만 했던 시릴이 그들 부자를 향해 다시 복수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한다.

하지만 영화는 시릴을 아무 말 없이 떠나보낸다.

시릴은 피해자이지만 동시에 가해자였다. 그런 그에게 영화는 그가 복수할 기회와 회개할 기회를 동시에 주고 시릴은 회개를 택했다. 이것은 그가 했던 부족했던 과거를 책임을 지는 행동이자 관객으로 하여금 저 아이는 저런 책임을 졌고 변화했으니 관객이 보지 않아도 잘 성장할 것임을 암시한다.

마지막 장면



이 장면은 전과 다른 카메라 구도로 찍었다.

지금껏 카메라는 모든 장면에서 거의 시릴 만을 찍었다. 그만의 내적 갈등과 고뇌를 가까이 찍어 관객에게 시릴에게 연민과 책임을 동시에 선사하게 하고 그것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는 자전거 탄 소년, 시릴을 카메라는 그 때 처음으로 정지하여 바라본다.

마치 자전거를 처음 탄 소년을 뒤에서 밀다가 어느 순간 손을 놓고 페달을 밟는 소년을 바라보듯이 영화의 카메라는 말없이 골목길로 사라지는 소년을 제자리에서 응시하다 끝이 난다. 이 때의 카메라는 감독과 관객의 시선을 하나로 만들어 우리 사회가 시련과 고초를 겪는 소년을 앞으로 연민 어린 시선으로 보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한다
 
연민과 책임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연민하는 순간 책임을 가져야 한다. 시릴의 아빠는 시릴을 대하면서 연민하지만 책임을지지 않는다. 이것은 겉으로만 연민하는 것이자 본인 스스로를 연민한 것이지 시릴을 연민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책임을 다한 순간 연민은 사라진다.

결말에서 골목길로 사라진 것을 카메라가 잡지 않은 것은
시릴이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다했기에 관객의 연민도 끝이 난 것이다.

 

 박한
편집 진누리, 노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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