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앨범이야기] "즐겁게 음악 하기", Hinds : 《I Don't Run》 (하)

문화예술

by HASHU 편집부 2019. 9. 7. 16:49

본문

즐겁게 음악 하기



세련된 기타 연주와 꾸밈없는(솔직한) 보컬은 <The Club>을 들으면 알 수 있습니다. 노래는 반복된 리프의 연속에 불과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힘은 보컬에서 시작됩니다.

<Soberland>에서 침착해진 기타와 다르게 두 보컬은 톡톡 튀는 사운드를 불렀다기보다 연주를 합니다. 이 둘의 상호작용은 정신없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지만 있는 그대로 몰아치는 코시알의 목소리와 차분하게 노래하는 페로테의 목소리 간의 결합에서 오는 매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르면서 결론적으로 같은 노래를 만들어 가는 힘은 장점으로 봐도 무관할 것입니다.

보컬 위주의 성향은 <New For You>에서도 이어집니다. 차분하면서도 감정적으로 가사를 전달하는 느낌은 효과적으로 들리는데 가사와의 상호작용도 염두에 둔 것 같습니다. 가사에서의 '무언가를 주장(~하고 싶다)'하고픈 내용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라고도 생각됩니다.

The Club LIVE

<Tester>와 <Linda>는 가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곡임을 알 수 있습니다. 주제는 많은 록 밴드들이 다루고 있는 미숙한 연인 관계에 대한 반성을 논하고 있습니다. 밴드는 가사에 더 많은 매력이 담겨 있다고는 하는데 가사 그 자체만으로는 매력적이지는 않습니다. <Tester>의 경우는 템포의 변화와 익살스러운 보컬이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해서 가사를 입체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반면 <Linda>는 위와 같은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밴드의 위와 같은 매력이 종합적으로 들려주는 곡은 <Finally Floating>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면증에 대한 가사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임을 쉽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중점은 가사의 내용보다는 음악과 글의 상호작용입니다. 화자의 하소연은 위의 곡들과 비슷하게 두 명의 보컬이 간절하게 연결시키지만, 각각 부르는 가사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서로 다른 불면에 대한 경험은 후렴에서 같은 가사로 연결(합창)되면서 노래에 독특한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연주가 아닌 보컬로써 듣는 재미를 주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에 이런 느낌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듭니다.

Finally Floating M/V

<I Feel Cold But I Feel More>에 와서는 하소연이라는 기능을 한 번도 가져옵니다. <Finally Floating>가 낮에 친구들에게 하는 말들이라면 이 곡은 밤에 누워서 생각하는 말 같다는 차이점은 있습니다. 차분한 보컬을 듣고 싶다면 이 곡이 그나마 마음에 들지 모르겠습니다.

<To The Morning Light>와 <Rookie>는 앞선 트랙들에 비해서는 비교적 얌전한데 거친 밴드의 느낌보다는 팝적인 요소를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로-파이(lo-fi)의 요소들이 숨어있는 곡들이기도 한데 그 자체로 색다른 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에 만족해야 합니다.

마지막 곡인 <Ma Nuit>는 스페인어를 사용해서 앞의 색다른 느낌을 그대로 이어갑니다. 장거리 연애에 대한 어려움을 그린 곡은 감정적으로 끝을 불러냅니다. 어쿠스틱 구성 로파이 방식을 섞은 녹음은 공간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오는데, 앨범이 끝난다라는 점에서 여운을 남기기에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하인드가 파티를 열었습니다. 모두가 친밀한 대화를 할 수도 있고, 난폭한 선언도 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활기가 넘치는 가운데 하고 싶은 말을 꺼내놓습니다. 파티에서 노래를 부르는 두 명의 보컬은 이런 다양한 목소리들의 대표를 자청합니다. 한 곳으로 정리될 수 없는 보컬들은 이상하게도 흩어지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박수를 치면서 같이 동조하기도 하지만 그러지 않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그래도 투박스러운 밴드의 상호작용은 그 자체로 나쁘지 않게 들렸습니다.

우리가 행복하다고 말했던 그 날을 기억해
Remember the day we said we were happy

정신 공격자들아
Mental strikers

앨범 수록곡 <I Feel Cold But I Feel More>의 마지막 코러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