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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이야기] "4월의 귀퉁이를 돌다", 스웨덴 세탁소 (Sweden Laundry) : 《우리집》 (중)

문화예술

by HASHU 편집부 2019. 9. 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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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2017년 발랄한 <여름밤>이라는 싱글을 낸 것을 제외하면 라디오, 콘서트위주의 시간을 보낸 스웨덴 세탁소였습니다. <여름밤>이라는 곡은 기존의 스웨덴 세탁소 곡들과는 다르게 신나고 제목과 다르게 환한 느낌을 줍니다. 이렇게 스타일이 다른 곡이 등장을 한다면 누구라도 다음 앨범에 영향을 끼칠까 생각해볼 것입니다. 다만, 싱글과 같이 묶여있는 <그대는>이라는 곡이 이전의 형태와 같은 곡이라 확률은 반반이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바람(wish)>이라는 곡을 싱글로 먼저 공개했습니다. 봄의 바람이 생각나는 노래는 그들의 특성인 과도한 차분함이 돋보였고 가볍게 듣기 좋았습니다. 더 차분해진 보컬은 2015년 《고요》를 통해서 보여준 자연의 분위기의 연장선에 위치해 있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2018년에 낸 미니앨범은 이러한 차분한 풍경들을 다른 각도에서 찍어 6개의 곡을 낳게 됩니다.


우리집이라는 타이틀은 따뜻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들이 이야기 한 것 처럼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의 녹색을 주된 톤으로 사용한 앨범아트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면서도 과거의 느낌도 동시에 열어주고 있습니다. 즉, 시간이 이미 흘러갔음을,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두 사람의 위치, 해변의 긴 모래사장은 아련함의 감정으로 치환되어 나타납니다. 따뜻함(아늑함)과 아련함은 대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상당히 잘 어울리는 감정이라고 봅니다. 때로는 아늑함에서 아련함이 올 수 있으니 말이죠.

곡들도 이러한 느낌을 잘 살려주는 것 같습니다. 가사의 서정성, 분위기의 통일성은 이 앨범의 주요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아노가 주가 되는 곡의 형식은 때로는 따뜻함을, 때로는 외로움을 강조하는데 적절하게 사용됩니다. <우리 집에 놀러와요>에서 피아노는 코러스가 어울어져 따뜻함을 표하는데 이용됬다면, <바람>에서의 피아노는 역시 현악기(그리고 웅장하게 등장하는 퍼커션)와 어울어져 과거에 대한 아련함, 추억을 표현하는데 이용되고 있다는 모습에서 알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피아노는 곡의 분위기를 좌우합니다. 결국 피아노때문에 득을 볼 수 있는 부분도 있다면 실을 볼 수 도 있다는 뜻이 됩니다. 분위기를 이끌어가는데 탁월한 장점을 지는 피아노는 곡들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충분히 합니다. 이는 겉으로 보면 분명히 득이 되는 부분이겠지만, 이 피아노의 연속적인 배치 때문에 모든 곡들이 비슷비슷하게 들리는 건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단조로움은 타악기의 사용과 현악기의 배치, 효과음의 사용을 통해 벗어나려는 모습이 보이지만, 옷만 다르고 얼굴은 같은 (그래도 이 곡이 저 곡과 다르구나라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따라서 단조로움은 편곡과 믹싱의 문제와 다르게 중심되는 멜로디에서 나타나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명 '곡이 나쁘다'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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