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다 낯선 풍경에 / 그리운 이름들이 스쳐가
이곳에 모든 걸 두고 갈게 / 다시 난 내가 될게
앨범 수록곡〈여행 (Dear)〉가사 중에서
너무 휘몰아치고 강렬한 곡만 들으면 피로해진 '귀'가 휴식을 요청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음악을 뒤적거릴때 나오는 곡들은 감성적이나 차분한 노래들, 또는 적은 악기들로 잔잔함을 들려주는 노래들 입니다.
확실히 메인 스트림에서 볼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주 가끔 유명한 가수가 그런 스타일의 곡을 부르는 것(최근작으로 보자면 아이유의 <밤편지>가 해당될 것 입니다)을 제외하면 찾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런 스타일은 소규모 인디밴드에게 자연스럽게 요구되기도 합니다. '뭔가 인디의 느낌이라면 이렇게 되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정적 이미지가 존재함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특히 2인조 그룹이라면 특히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사운드입니다.
물론 이런 스타일은 수요가 있습니다.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각각의 장점을 가지고 흩어져 있는 대중들에게 어필을 하고 노래나 그들의 개성이 마음에 든 팬들을 본인들의 공간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을 취합니다.
드물지만 대중적인 팬을 많이 만들게 된다면 볼빨간 사춘기같은 음악그룹도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노래들은 '시'와 비슷해서 한 두개만 들으면 참 좋지만 연속해 반복해서 듣게 된다면 살짝 지루하거나 처음에 느꼈던 좋은 느낌과는 사뭇 피로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호불호가 나뉜다면 지루함을 빨리 느끼는 사람들이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고, 늦게 느끼거나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거리낌 없이 이 스타일의 노래를 하는 밴드의 팬이 될 것입니다.
남들과는 활기차고 독창적인 목소리로 승부하는 제이레빗(J Rabbit), 서정적과 현실적인 가사의 어우러짐처럼 보컬의 조화를 이루려고 하는 옥살달빛, 기타와 보컬을 위주로 승부하는 루싸이드 토끼, 기존의 구성보다 더 다양한 소리를 넣을 수 있는 작곡능력을 개성으로 하는 랄라스윗(lalasweet)으로 대표될 수 있는 여성 2인조 그룹은 어떻게 보면 비슷하게도 들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장점들은 개성으로 작용해서 나름의 인지도를 얻게 하는 특성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밴드가 더 뛰어난가에 대해서는 답을 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취향의 차이'로 여겨지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개성의 부분에서 스웨덴세탁소(Sweden Laundry)라는 2인조 그룹은 더욱 과한 차분함으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담담하게, 피아노와 어우러지는 하이톤의 보컬은 유리같이 투명하게 들려옵니다. 또한 다른 밴드들에 비해 감성적인, 예쁜 앨범아트들도 경쟁력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확실히 2012년 데뷔 이후 여러가지의 표정을 지었던 이들은(2013년 1집 《잠들 때 까지》를 기점으로 잠시 발라드 스타일을 보여주다가도 2015년 『고요』에 이르면 다시 2012년 프롬, 파리식의 스타일로 되돌아오게 됩니다)압도적인 개성이 무엇인지는 각인 시키지는 못했습니다.
'편안한 노래', '차분해 지는노래'의 느낌만 줄 뿐 계속 들을 수 있는 매력과는 거리를 좁혀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즉 누군가의 플레이리스트에서 꾸준히 살아남는 곳이 아닌 스쳐지나가는 거리의 배경음악이나 드라마의 사운드트랙의 느낌이라는 것입니다.
[앨범이야기] "4월의 귀퉁이를 돌다", 스웨덴 세탁소 (Sweden Laundry) : 《우리집》 (하) (0) | 2019.09.07 |
---|---|
[앨범이야기] "4월의 귀퉁이를 돌다", 스웨덴 세탁소 (Sweden Laundry) : 《우리집》 (중) (0) | 2019.09.07 |
[앨범이야기] "풍성한 소재와 자기만족", Jack White : 《Boarding House Reach》 (하) (0) | 2019.09.07 |
[앨범이야기] "풍성한 소재와 자기만족", Jack White : 《Boarding House Reach》 (중) (0) | 2019.09.07 |
[앨범이야기] "풍성한 소재와 자기만족", Jack White : 《Boarding House Reach》 (상) (0) | 2019.09.07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