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미니 앨범 [우리집]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인영. 편안
세윤. 아늑
─ 음악 스트리밍사이트 지니 인터뷰에서
피아노의 첫 마디로 시작되는 <우리 집에 놀로와요>는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조율하는 곡으로 나긋나긋하게 말하는 보컬이 특징입니다.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하는 4월과 어울립니다. '달콤하'면서 '서두르지' 않는 곡은 코러스를 이용한 후반부에서 그 매력을 더합니다.
제일 처음 고개를 내밀었던 곡 <바람(Wish)>은 앞의 트랙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어받습니다. 역시 피아노의 마디로 시작되는 곡은 전주가 앞의 곡보다는 두 마디가 깁니다. 분위기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곡에서는 현악기 편곡을 사용하여 서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퍼커션의 등장으로 감정을 극대화시킵니다. 앞의 곡이 오전의 끝이나 오후의 시작에 어울렸다면 <바람>은 '밤 바다'나 혼자 걷는 '길'에 어울리는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아련한 분위기는 전주없이 시작되는 <안아줄까>로 곧바로 이어집니다.
<안아줄까> 역시 피아노를 주 선율로 삼는데, 이는 아늑함보다는 아련함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드럼의 사용과 일렉트로닉 기타의 간주는 흔한 구성을 더 흔한 형태로 매듭지어 버립니다. 사실상 위의 두 곡보다 밴드의 개성과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가장 짧은 곡인 <졸려요(Zzz)>는 처진 분위기를 상승시켜주는 곡으로 앨범에서 중앙의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하이톤의 보컬은 재즈풍의 피아노, 베이스, 드럼과 어울어지며 다시 첫 번째 트랙의 시간으로 돌아온 느낌을 심어줍니다. <여행(Dear)>은 기차소리 효과음을 앞에 배치합니다. 편지의 형식임을 곡의 제목에서 알 수 있는데 가사는 곡의 분위기와 안어울릴 수 없을 것입니다. 피아노와 보컬은 <바람>에서 보여준 방식과 비슷하게 구성되어집니다.
반대로 가장 긴 곡인 <장면(Scene)>은 앨범의 타이틀곡입니다. <안아줄까>와 비슷한 구성인데, 더욱더 절제된 보컬은 이 곡이 갖는 개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차례로 더해지는 악기들은 (베이스-드럼-간주에서 첼로) 마지막 코러스에서 점멸되는 방식을 이용합니다. 상당히 널리 사용되는 형태인 만큼 곡은 안정적이며 차분하게 느껴집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좋은 곡들이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피아노가 들어가는 곡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소중하게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스웨덴세탁소는 자신들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잘 알고 있고 그 옷을 요긴하게 사용해 개성화를 시키고 있습니다. 깔끔하고 자연스럽게 내려앉는 가사와 흐트러지지 않게 빛을 내고자 하는 곡들로 충분히 차별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는 듀오입니다.
그러나 단조로움이라는 편안함과 대조를 이루는 적을 대비하거나 쓰러트리지 못한다면 한계점은 다시 가까이 찾아올 것입니다. 때론 자신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자신을 희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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