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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이야기] "궤도 바꾸기와 부작용", The Decembrists : 《I'll Be Your Girl》 (중)

문화예술

by HASHU 편집부 2019. 9. 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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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과 예술성


음악 취향이 난잡했던 저는 날마다 듣고 싶은 노래가 다른 편입니다.

그 덕분에 많은 노래를 알게 됐지만 그다지 저 자신에게는 반가운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하나의 곡이 좋다고 느껴지면 여러 번 들으면서 하나의 밴드를 자세하게 알아보기도 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그중 디셈버 리스트(The Decemberists)는 감미로우면서도 드라마틱한 음악을 찾다가 발견한 게 첫 만남이었습니다.

서사시적이고 뭔가 연극을 하는 듯한 보컬의 목소리 역시 마음에 드는 점이기도 했습니다. 뉴트럴 밀크 호텔 (Neutral Milk Hote)을 필두로 데스 캡 포 큐티(Death Cab for Cutie), 벨 & 세바스찬(Belle and Sebastian)과 같은 밴드들과 엮일 수 있는 음악을 했다고 할 수 있으나 분명히 이들과 다른 서정성과 서사성, 실험성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밴드명에는 유래가 있습니다. 1825년 12월 러시아에서 일어난 반란(데카브리스트의 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을 모티브로 삼으려고 했던 톨스토이의 미완성작 The Decembrists에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가사에서 뛰어난 서사를 보여주는 밴드이기도 했고 왠지 모르게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The King Is Dead


그리고 몇 년 지나지 않아 그레미 최우수 록 부분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2011년《The King Is Dead》라는 앨범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이 앨범은 독이되기도 했고 득이되기도 했습니다. 훌륭한 팝 록 밴드로 성장해나가는 첫걸음이자, 평가가 갈리기 시작하는 첫걸음이기도 했습니다.

저도 이러한 면 때문에 반갑기도 했지만 아쉬운 점도 컸습니다. 대다수의 팬들은 2009년에 발매한 인디 록 오페라라고 불리는 《The Hazards of Love》앨범을 정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후의 앨범들은 그들의 장점보다는 대중적인 요소에 작곡이 이루어지면서 과거의 밴드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후의 앨범들이 못 들어줄 만큼 끔찍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밴드가 같은 틀에서 머무르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했기 때문에 가치가 없다고 여기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잘못한 것이 있다면 기대감을 채워주지 못했다는 것과 대중적인 요소들을 받아들여 곡에 실험하는 모습 들일 겁니다.

The Hazards of Love


밴드의 특징은 인디적인 느낌에 서사성이 강한 가사들에 아일랜드나 영국의 민속음악 가락을 넣으면서 작곡하는 것입니다. 개성으로도 발전해서 이러한 느낌과 가사는 꾸준히 팬들을 데리고 다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런데 최근(2010년대 이후)에 가까워지면서 가사와 음악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등 아쉬운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감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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