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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이야기] "돌아오지 않을 브리더스의 90년대", The Breeders : 《All Nerve (2018)》 (하)

문화예술

by HASHU 편집부 2019. 9. 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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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이 주가 되는 <Walking with a killer>은 스톡홀롬 신드롬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갑니다. 킬러는 화자를 데리고 다닙니다. 화자는 불안감을 느끼면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 불안감은 죽음과 맞물리면서 새로운 감정으로 바뀝니다. 순응이라는 것입니다. 'All the way home he kissed me(집에 오는 내내 그는 나에게 키스를 했다)'라는 가사에서 명확하게 들어납니다. 음악적으로도 매력적으로 끝이 나는데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알 수 있는 부도덕함과 상당히 대조적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Howl at the Summit>, <Dawn: Making an Effort>, <Skinhead #2>에서도 외로움은 꼭대기와 새벽, 밤이라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더욱 극대화 시킵니다. 그리고 화자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상황들에 순응해 나가는 과정과 위의 트랙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주고 있습니다.

<Skinhead #2>에서는 죽음의 이미지와 동조되는 아이들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깊다. 또한 '슬픈 노래(Sad songs)'라는 단어가 주는 여러가지 이미지들은 터프한 아이들(Tough kids: Tough의 사전적인 뜻은 힘든, 냉정한, 강인한, 거친 등이 있다. 강한 아이로 쓰일 수도 있고 거친 아이로 쓸 수 있다. 뒤에 따라오는 가사 'They are free'로 유추를 하면 거친 아이들이 맞는 뜻일 것이라고 추측한다)과 결합이 되면서 '슬픈 노래'는 더욱 외로움에 근접해져 갑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 중에 첫번째 트랙의 메리가 포함될 수도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곡 <Blue at the  Acropolis>에 도착을 했습니다. 고대 유적이라는 공간에서 화자는 'mourn(애도하다)하면서 ' 'blister(물집)'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유적지의 모습과 화자의 이미지를 대입시켜보면 이 화자가 얼마나 무기력한 상태이고, 외로움을 느끼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곡은 반복된 리프를 거듭하다가 일렉트로닉 기타가 시작되는 시점부터는 I got the blues(우울하다)를 반복적으로 언급해 우울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모르는채 종지부를 찍습니다. 어쩌면 이유라는 것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브리더스의 90년대 벗어나기


좀 더 공격적인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하지만 좋아요. 나쁘지 않아요. 
Was waiting for something more aggressive more sonically passionate, but it's okay, it's fine.

─ AOTY USER REVIEWS : ID zeyadreda의 말


《Last Splash》와 같은 분위기와 비슷한 음악을 기대한 분들에게는 실망이 먼저 다가 올 것 같습니다. 당연히 세월의 변화는 똑같아 질 수 없는 밴드를 만들었을 것입니다. 곡들은 개별적으로는 힘이 있어보이지만 <Spacewoman>이후의 트랙들은 왠지 같은 곡을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나 <Archangel’s Thunderbird> 이후 곡들을 보면 특징보다는 반복적인 멜로디가 너무 크게 작용을 합니다.  독창성에서 한계를 들어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미 관록이 있으며, 자기들 만의 색이 있는 밴드입니다. 이들은 충분히 같은 주제의식을 이야기 할 수 있고, 독창적으로 앨범을 기획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앨범도 그러한 통일성과 밴드의 의 독창성(개성)인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앨범의 모든 곡들이 균등한 개성을 지니지 못하는 모습이나, 기존의 답습은 제살을 깎아먹는 것 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 S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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