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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이야기] "말할 수 있던, 말하고 싶던 밤의 바다에서" 세이수미(Say Sue Me):《Say Sue Me (2017)》 (하)

문화예술

by HASHU 편집부 2019. 9. 5.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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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ve at Paste Studio Austin

 

말할 수 있던, 말하고 싶던 밤의 바다 앞에서


이번 앨범도 이전의 미니앨범과 똑같이 영국 런던과 한국에서 발매했다. 영국에서 활동의 경우 처음에는 일본의 펑크 록(하드코어 펑크에 그런지를 합한 형태인데 시스템 오브 어 다운(System Of A Down)을 생각하면 비슷한 느낌일 것입니다) 밴드 오토보케 비버(Otoboke Beaver)의 서포팅 밴드로 영국 투어를 시작했다. 세이 수 미 이를 계기로 해외에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앨범은 첫 번째 정규앨범이다. 발표한 곡들의 모음집 형태를 띠고 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활동하면서 만든 미니앨범의 노래들과 부산 출신의 인디 밴드 커버곡을  모아서 편집한 앨범이라고 보시면 된다. 그렇기에 곡이 18곡이나 수록될 수 있었다.

몇몇의 경음악(6번, 7번, 16번, 17번 트랙)과 리메이크(15번, 18번)을 제외하면 특정한 공통을 갖고 있는 노래들이 나온다. 세이 수 미가 말하는 이야기들은 모두 그녀가 겪거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 모든 게 가사가 된 것이고 노래가 된다.

 

온스테이지,

내 이야기, 밤, 바다


이 앨범에서 중요한 분기점을 세 가지로 본다.

먼저 마이너의 주관(주장)이고, 두 번째는, 세 번째는 바다다.

첫 트랙부터 바라는 것을 말하고 (To Be Wise), 자신의 문제을 알면서도 더 끌리는 쪽으로 행동한다(My Problem). 반항이라고 해야 할까요 주관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그 후 과거와 지금의 변화를 인지하며 자신이 그 변화의 주체임을 인지하고 있다(One Week). 그러한 주관은 상대방도 같이 적용된다. 지루하다고 솔직히 말할 수 있습니다(I Know I'm Kind of Boring). 또한 밤이라는 배경은 꾸준하게 등장하고 있다. 밤은 기본적으로 낮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나타남을 의미하기에. 

실제로 볼 수 없는 것이 있을 수도 있고, 여기서는 실제로 발화자가 할 수 없는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밤의 배경에서 여성 보컬이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이야기한다면 이것은 특수한 의미가 생기게 될 것입니다. 물론 Say Sue Me와 같은 포괄적인 가사들이 있기 때문에 여성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만, 밴드도 결국 주류는 아닙니다. 

특히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 밴드는 더더욱 주류가 아니다.

"나한테 일자리를 구하라고 하지 마"라고 명령하는 가사가 결국 누군가에게 고하는 것이겠지만, 실제적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가사에 쓴 것 이라는 것. 이러한 '나는 이렇게 하고 싶은데 못했던 것'을 밤이라는 시간을 빗대서 이야기를 하는 구조다. 굉장히 효과적인 배치다. 

여기에 중요한 요소가 덧붙여진다면 완벽하다. 바로 음악적 방향성이다. 서프 록하면 바다가 생각나는 게 미국인들인데, 우리들도 그렇다고 하자. 우리들도 그렇다고 하자. LA는 만큼은 아니지만 부산에도 바다가 있다. 심지어 17번 트랙 제목에는 광안리가 나온다. 이 바다라는 장치는 구속되어 있지 않다. 끝을 분간하기 힘들 다. 다시 마이너와 밤 그리고 바다를 결합시키자.

나는 걱정이 많고, 그 걱정이 현실이 될까 봐 힘들어하고 있다.

 

LIVE


그래서 더 울고 싶고 외롭다(Crying EpIsode). 그 상황에서 도움을 주는 것은 나를 지치게 하는 낮이 아니라 오히려 우는 것을 티 낼 수 있는 밤이 더 위로가 될 것이다. 어떤 밤에는 술의 힘을 빌리기도 합니다(Sorry that I am drunk). 그런데 술은 잘못된 것 해결책이다. 술에 취하면 미안하다고 하고 남에게 곁에 있어달라고 부탁을 하기에. 다시 낮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또한 구속할 수 없는 바다 앞에서 아침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

본인에게 남은 건 결국 긴 밤뿐인 것이다. 자신의 울음을 받아 줄 수 있는 곳,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곳은 결국 밤과 바다라는 것(Long Night & Crying, Summer Night). 음악적인 구성은 가사와 절묘하게 결합이 되면서 이 '밴드의 지향점'을,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조곤조곤 설명 해준다. 추상적이지 않아서 오히려 효과적으로 느껴진다. 이는 조화롭다는 표현과 어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타 인디밴드가 가지고 있는 최종적인 문제는, '대중들에게 어떻게 다가갈까?'입니다. 메인스트림 뒷면에 해당하는 이들이 가질 수 있는 무기는 '사랑이야기', '멜로드라마'가 아닌 진실성일 것이다. 과거 펑크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요소도 그런 진실성이다. 물론 공격적인 비트도 있고, 쉬운 코드 진행도 있겠지만 결국 중요했던 건 가사였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게 뭔지 이야기하는 것이다.

I didn’t expect the morning  
아침이 올 줄 몰랐어

to come so early  
이렇게 빠르게 말이야

<Summer Night> 코러스 가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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