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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이야기] "소신 있게 닮아가기", Nap Eyes : 《I’m Bad Now (2018)》 (뒷면)

문화예술

by HASHU 편집부 2019. 9. 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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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 있게 닮아가기


특히 보컬과 기타의 움직임이 같이 어울리는 건 이 그룹의 장점인데,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곡들을 선보인 면도 있습니다. 첫 번째 곡인 <Every Time the Feeling>를 들어보면 이러한 특성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팝적인 요소로 다가올 수도 있고, 간결하기 때문에 대중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다 탬포(빠르기)의 조절을 통한 지루함을 조율했다는 면에서 이들이 다이내믹한 곡도 쓸 수 있다를 보여주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Heroin>의 아이디어와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앨범은 약간의 긴장들이 있습니다. 이 긴장들은 끝까지 흩어지지 않으며,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가사와 음악이 묘하게 섞이지 못하면서 만들어낸 부조화 같았습니다. 흐느적거리며 빈 곳을 향해 노래 부르는 가사들은 말 그래도 허공에서 맴돌 뿐입니다. 아무런 효과를 주지 못합니다.

나이젤 체프먼의 생각이기도 한 '실망'들은 다시 실망을 하고 주변을 맴돌다가 사라집니다. <White Disciple>에서 나타나는 가사, "Set me free!(나를 자유롭게 해줘!)"는 이 앨범의 주제가 되었다가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같은 제목의 노래 <Set me free>로 섞여 들어갑니다.

말릴 수 없는 고전적 록을 연주하는 밴드는 그들의 음악적 스승을 통해  개성의 목소리를 달았고, 목소리에는 하고자 하는 말을 집어넣었습니다. 주관과 개성이 뚜렷한 밴드는 당연히 호불호가 갈릴 것입니다. 누군가는 아직도 구닥다리 음악을 하고 있다고 놀릴 것이고, 누군가는 아직도 이런 음악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며 즐겨 들을 것입니다.

이들의 실험성은 모방을 넘어서는 단계를 거치고 솔직해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유사점을 찾아 헤매는 동안  한 걸음 나아갈 시간을 벌었고, 끝내 찾아낸 닮음의 비판은 그들에게 별로 와 닿지 않은 지적일 것입니다.

내 인생을 살아갈 방법을 찾아냈어 그리곤 계속 꿈을 꾸지

─<Every Time the Feeling> 마지막 코러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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