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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이야기]"편안함은 편안함으로" S. Carey: 《Hundred Acres (2017)》 (뒷면)

문화예술

by HASHU 편집부 2019. 9. 6.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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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은 편안함으로


The more you know, the less you see
네가 더 많이 알면 알수록, 더 적게 보일 거야

<More I See> 가사 중에서 

 

앨범은 전반적인 분위기로 설명될 수 있는 어쿠스틱 기타와 어우러진 <Rose Petals(장미 꽃잎)>으로 시작합니다. 부드러운 음성과 중간 정도의 빠르기의 곡은 방해받지 않고 흘러내려갑니다. 시골적같은 분위기는 다음 트랙에서도 보존됩니다. 간혹 현악기가 추가되면서 넓어진 음악적 공간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미니멀 구성에서 어긋나지 않습니다. <Yellowstone>에서는 타악기가 추가됩니다. 그럼에도 이전의 곡들과 차이는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쉬운 것은 이런 단조로운 음악이 확실하게 휘어잡을 멜로디를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래들은 하나하나 아기자기하며, 친절하지만 어떤 부분을 좋아해야 될지 모르는 느낌을 선뜻 심습니다. 한마디로 길거리에서 잠시 흘러나왔지만 무슨 노래인지는 알고 싶지 않은 그런 음악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앨범의 분위기를 한번 환기시켜주는 <More I See> 같은 곡의 구성은 (단조롭게 구성된 이전의 곡들과 달리) 창의적으로 들려집니다. 어쩌면 다른 트랙보다 본 이베어의 앨범적 특징을 띄고 있는 곡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트랙 <Meadow Song>은 어쿠스틱 기타로만 이루어진 이전 트랙들의 분위기보다는 S. 캐리가 이전 앨버에서 보여주었던 현악 사중주의 연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침묵으로 길게 여운을 낸 마지막 곡은 쓸쓸한 뒷모습을 그려냅니다.

자연을 중심으로 따뜻함과 편안함을 찾는 연주와 목소리는 S. 캐리의 마음에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단조로운 음악들은 몇몇 트랙들에 의해서 살아나는 듯 하지만 뭔가 매력이 없는 듯하고 지루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앨범은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다가 길을 잃을 수도 있고, 대로변을 지나갈 수도 있고, 시골길을 만날 수도 있으며, 막다른 곳에서 주저앉을 수도 있습니다. 시골길을 선택한 이 앨범은 '길을 잃었음에도 따뜻하고 편안한 풍경에 들려오는 기분 좋은' 앨범일 겁니다.

More I See (Official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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