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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습생 '펭수'가 쌓은 공든 탑, 고인물 '보니하니' 최영수, 박동근이 무너트리다

문화예술

by HASHU 편집부 2019. 12. 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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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보니하니> & 유투브 캡쳐

EBS는 2019년 유래없는 전성기를 달리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펭수라는 캐릭터의 출현이었다. 펭수는 현재 논란 중인 <평일 저녁 어린이 예능인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의 한 코너로 출발한 서브 캐릭터였다. 하지만 2019년 9월 19-20일에 진행된 <EBS 육상대회> 영상의 영향으로 각 커뮤니티로 펭수라는 존재가 퍼져나가면서였다. 인기는 놀라운 속도로 높아졌고, <자이언트 펭TV>는 별도로 독립되어 금요일 저녁 한 자리를 차지했다. EBS뿐만 아니라 타 방송에도 출현하는 펭수는 '개드립 센스'와 '빠꾸 없는 드립'으로 꾸준히 공감과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자신의 회사 사장 '김명중'의 이름도 대놓고 부르는 대담함에 모두가 웃었다.

펭수는 연습생이자 신입이다. 유아방송, 노잼방송이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EBS를 처음으로 재밌는 방송으로 바꾸어 준 선구자이기도 했다. 펭수라는 캐릭터로 낸 다이어리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가 국내 인터넷 서점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수능 관련 교재들만 줄곧 팔았던 EBS가 교육과 거리가 먼 캐릭터를 통해 브랜드화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이 상승세를 막은 것은 다름아닌 펭수의 데뷔작(?) 보니하니였다. 보니하니는 EBS의 장수 프로그램으로 주 시청자는 어린이들인 예능 프로그램이다. 2003년 첫 방송을 했으니 무려 16년째 방송 중인 프로그램이다. 방송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오랫동안 방송을 진행해온 두 개그맨의 언행과 행동이었다. 그중 개그맨 최영수는 13년간 프로그램을 지켜온 사람이었다. 이는 2019년 1월부터 진행을 맡은 하니 김채연, 2019년 9월부터 진행을 맡은 보니 이의웅보다 많은 시간 같은 프로그램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프로그램을 오래했음에도 최영수씨는 생방송 도중 채연에게 폭력 비슷한 장면을 보여주었고, 박동근씨는 미성년자인 채연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최영수씨는 장난으로 그랬다는 입장을 표명,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그의 억울함은 '교육방송'이라는 타이틀'미성년자' 채영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정당성을 얻지 못했다. 그렇게 오래 방송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게 부적합한 상황극을 연출했다는점은 교육방송이라는 타이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또한 미성년자 15살 채영에게 오해를 살만한 폭력적인 상황을 만들었다는 점도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러한 테두리 안에서 박동근씨의 언행은 더더욱 방어할 가치가 없어진다.

옛말 중에 참외밭에서 신발끈을 묶지 말라고 했다. 각자의 입장처럼 서로 친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장난이었다는 점도 인정하자. 하지만 그 방송이 교육방송의 한 프로그램이었고 어린 시청자들이 보고 있었다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 처음부터 오해할 일은 만들지 않는 게 좋다. 13년 방송을 했음에도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오해는 비난을 살 수 있고,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

펭수로 이미지가 좋아졌던 EBS가 이를 대충 넘기고, 쉬쉬할리가 없다. EBS 김명중 사장은 곧바로 대책회의를 소집했고 일을 만든 두 사람을 하차시켰다. 12일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EBS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의 프로그램 제작이 중단됐다. 또한 담당 PD 교체를 결정했다. 그럼에도 이 일은 뜨거운 불씨로 남아있는 중이다. 연습생 '팽수'가 쌓은 공든 탑, 고인물 '보니하니' 최영수, 박동근이 무너트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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