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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슈(HAHSU)의 앨범이야기] 연약과 섬세함, 신선한 에너지 : 더 하말레이즈(The Harmaleighs), 《She Won't Make Sense (2019)》

문화예술

by HASHU 편집부 2019. 10. 1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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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armaleighs

연약과 섬세함, 신선한 에너지


you’re writing anthems for the weak
i’m hooked on every word because i’m weak
well my mouth won’t stop moving but every song feels out of tune

당신은 약자를 위한 성가(anthems)를 쓰고 있어요
나는 약하기 때문에 모든 단어에 빠져들었죠
음, 제 입은 맘대로 움직이지만 음정은 하나도 맞지 않네요

<Anthem for the Weak> 코러스 가사에서


The Harmaleighs의 음악적 근원은 포크와 아메리카나, 컨트리 팝에서 기반한다. 그러면서 강한 기타 사운드는 이들의 주축이 되는데 이런 단면은 얼터네이티브 록(퍼지 가득한)적인 모습도 비칩니다. 기존의 흐름을 그대로 따른다기보다는 조금 더 시적이고 열정적인 면을 따와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만든다. 2인조 밴드가 만들 수 있는 오밀조밀한 강렬함을 쫓아가려는 듯 노래에는 열기가 가득하다.

헤일리 그랜트(Haley Grant, 리드 보컬-기타)와 케이리 재퍼슨(Kaylee Jasperso,베이스-코러스-하모니)는 그럼에도 컨트리라는 장르를 놓치는 않는다. 자칫 잘못하면 시골 향기 나는 내슈빌 사운드가 등장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세련된 자신들만의 장르를 만들어냈다. 발랄함과 10대의 상상력으로 재미난 사운드를 보여준 레츠 잇 그랜마(let's eat grandma)가 컨트리 색을 입는다면 아마 이런 음악이 나오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음악에는 연약함이 감싸돈다.

이 연약함은 'Weak'라는 단어를 통해 매듭지어진다. 인디 음악에서 늘 표출되고자 하는 사회적 불안심리적 불안이 이 앨범에서도 가득 들어찼다고 할 수 있다. 약자의 입장에서 노래하는 대부분의 노래는 이상하리만큼 서정적이지 않다. 오히려 밝고, 활기차다. 가사는 그렇지 않은데 음악은 묘하게 통통 튄다. 헤일리의 보컬도 '나는 이렇다'라며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웅얼거리거나 자신감이 없는 목소리가 아니다.

매력은 현실에서 들을 수 없는,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목소리'에서 시작된다.

Nettwerk Records

장르: 컨트리 록, 인디 록, 인디 얼터네이티브
발매일: 2019년 08월 09일
기획사: Nettwerk Records
단위: 정규앨범(LP)
러닝타임: 33:23


앨범은 전작이자 데뷔 앨범인 《Pretty Pictures, Dirty Brush》와는 다른 결을 지닌다.

데뷔 앨범은 포크 본연의 사운드를 들려주고, 새로운 장르의 결합은 없었다. 하지만 이 앨범에 와서는 사운드가 무척 풍성해졌다. 드럼이나 베이스는 더 활동적이고, 기타의 역할은 부수적인 역할에서 전면으로 내세우는 역할로 자리를 바꿨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포크, 컨트리의 보컬 중심적인 모습을 버렸다. 오히려 보컬과 가사에 더 활기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악기들의 배치를 새롭게 재배치한 것이다. 이는 흔들리지 않은 '내면의 목소리'를 완성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한다.

이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트랙은 <Sorry, I'm busy>이다. 처음부터 드럼이 빠르게 등장한다. 그리고 베이스가 윙윙거리고 보컬이 등장한다. 조금 지나면 기타가 살짝 등장했다가 코러스를 기다린다. 이 곡의 코러스는 모든 악기가 합춰지면서 보컬을 받쳐준다는 점이다. 가사의 혼란스러움을 묘사하면서도 노래에 빠져들게 만드는 끈적이는 사운드를 구현한다. 브릿지에서는 최종적인 변화를 주면서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노래는 곡명 그대로 바쁘다.

현악기와 신비로운 합을 보여주는 <Mannequin>도 앨범에서 내세울 수 있는 곡이다. 의인화된 가사와 함께 그 공허함을 묘사하는 음악은 현악 세션을 사용하면서 웅장하면서 공허함을 만들어냈다. 그 공허함이 가사에서 시작되는 서정성인지, 현악기와 코러스가 만들어내는 느낌인지 알 수는 없다.

Nettwerk Records


앨범을 여는 곡 <
Anthem for the Weak>도 빠질 수 없다. 차분하게 시작되는 노래는 이 앨범의 주제를 포괄적으로 알려주는 곡이다. 이 곡의 중심은 보컬이다. 힘 빠진 보컬과 컨트리 사운드는 독특한 분위기를 이끌어간다. 자칫 낡은 사운드로 전환될 위험성도 있었으나 밴드는 이를 기타와 드럼으로 해결한다.

몇몇 튀는 곡들은 밴드의 발랄한 상상력을 보여주는데 충분했다. 컨트리, 포크보다는 인디 록을 지향하는 사운드에서 그 실험성은 여러 갈래로 퍼져나갔다. 그럼에도 앨범의 몇몇 맬로디는 흡입력이 부족했다. 보컬과 포크 사운드를 전면으로 내세울 때 등장하는 비슷함과 지루함은 앞서 쌓아온 활력을 유지하지 못했다.

그래도 이번 앨범은 밴드 커리어에 있어 중요한 발판으로 작용할 것이다. 센스 있게 곡을 만드는 법을 알고 있다.


노예찬
편집 하슈(HAS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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