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도 어느새 끝나간다.
9월은 붙잡고 싶어지는 시간들을 주는 것 같다. 무엇인가 시작해야만 할 듯 조급함이, 동시에 바람 안에 조용히 숨 쉬고픈 나른함이 마음 안에 들어온다.
그래서인지 이번 9월 넷째 주에는 이름 있는 아티스트들의 앨범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 힙합의 아이콘 ‘팔로알토’가 4개월에 걸쳐 공개했던 《Love, Money & Dreams》의 수록곡을 취합해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했다. 그와 《4 the Youth》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던 ‘저스디스’는 싱글앨범을 발표했다. 또 ‘트와이스’가 공백을 깨고 《Feel Special》로 컴백을 하는가 하면, ‘배기성’은 하나의 곡을 다양한 버전으로 수록한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고민이 많이 되었다. 전에 없이 어떤 아티스트의 곡을 소개하고 논해야 좋을지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하여 이번 글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아티스트들의 앨범을 끄집어낸다는 기분으로 적었다. 그렇다고 아래 다섯 아티스트가 유명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쏟아져 나오는 음반 속에서 흘겨 지나쳐버렸을 수도 있는 곡들을 다시 조명하고자함이다.
서론이 길어졌다. 정말이지 9월은 붙잡고 싶어지는 시간들을 주는 것 같다.
다음을 기약 ★
아쉬운 앨범 ★★
수준급 앨범 ★★★
이달의 앨범 ★★★★
더없는 명반 ★★★★★
(‘☆’는 별 반 개)
장르: 뉴트로 신스팝, 훵크
발매사: RWAM
단위: 싱글
러닝타임: 03분 29초
싱어송라이터 ‘RWAM’이 2년 반 만에 우리 앞으로 돌아왔다.
‘RWAM’은 작곡가 ‘곽우람’의 또 다른 이름으로, ‘스윙스’의 <Rap Star> 작곡가로 (본명으로) 참여했다. 또 본명과 예명을 모두 써가며 ‘B1A4’의 작곡가로 참여한 바가 있다.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곡의 완성도도 준수하다. 다만 곡 전체에 걸쳐 힘을 빼고, 발음을 흐린 보컬이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뉴트로풍의 곡에 잘 어울리는 어법인 것은 맞다. 그러나 보컬로서의 매력을 오히려 해쳐버렸다. 이전 싱글의 수록곡인 <37.2>에서 보여준 모습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 (★★★)
장르: 랩/힙합
발매사: OUTLIVE
단위: 미니(EP)
러닝타임: 24분 59초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는 언젠가부터 ‘최대수혜자’가 누구인지가 하나의 밈(Meme)처럼 자리 잡았다. 이번 『쇼미더머니 8』의 최대수혜자에 관한 논의 또한 그러하다. 그 후보자로 거론되는 아티스트들 중 몇몇은 중독성 강한 2차 창작으로 덕을 봤고, 몇몇은 파격적인 스타일로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으며, 또 몇몇은 본인의 실력을 입증해내 주목을 받았다.
‘래원’은 파격적인 스타일로 이목을 끈 동시에, 본인의 실력을 입증했다. 특히 ‘짱유’와 함께 한 ‘1대 1 배틀’에서 특유의 제스쳐와 스타일을 한껏 보여주며, 그 당시 그가 뱉은 가사를 인용해 일명 ‘심정지 플로우’라는 별명을 얻어내기도 했다.
그런 그는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과 여태껏 쌓아온 음악적 성향과는 차이가 있다. 그가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이 외향이라면, 이번 《Fixiboy》에서 볼 수 있는 그의 매력은 내향이다.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음울함은 사춘기를 떠올리게 한다. “혼자가 되기 싫어서 혼자가 되는 거지 비로소”, “철학적인 얘기 때려 치고 찌질한 노래 만들고 싶어” 같은 가사는 그 분위기에 힘을 더한다.
그러나 그의 가사를 살피면, 마디와 마디의 긴밀한 연결을 찾기 어렵다. 수준급의 비트와 ‘래원’의 톤이 조화를 이루며 일종의 공감을 불러일으키지만, 가사로써 듣는 이를 설득시키지는 못한다. 랩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아쉬움이 묻어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
수록곡
01. Alone Be OK (Feat. 베이식)
02. Fixiboy
03. XXX
04.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05. 13 Reasons Why [title]
06. Shooting Stars (Feat. 시기펩)
07. Tomorrow Feeling Maker
08. Happy Dream
글 이권구
편집 하슈(노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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