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슬램 데스 메탈
발매일 : 2019년 08월 16일
기획사 : Relapse Records
단위: 정규앨범 (LP)
러닝타임: 47분 07초
일단 슬램 데스 메탈(Slam Death Metal)이라는 장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 장르는 데스메탈의 하위장르로 굉장히 마이너한 장르이다. 사실상 한국에서는 찾을 수 없는 양식이다. 있다고 하더라고 편의상 데스메탈로 명명한다.
이 마이너한 장르는 1990년대 뉴욕 데스 메탈 씬에서 진화했다. 하드코어 펑크의 흐름도 일부 차용하여 일반적인 데스메탈과 다른 흐름을 들려준다. 데스 메탈에서 중심을 두는 것은 기타 솔로와 드럼의 블라스트 비트(Blast Beats)인데 슬렘에서는 미드 템포 리프(Mid Tempo Riff), 브레이크다운(Breakdowns), 팜-뮤트 리프(Palm-muted riffage) 등 힙합에서 영향 받은 보컬과 드림 비트를 배치합니다. 디버먼트(Devourment)는 이 장르의 몇 안되는 밴드이며, 세 번의 해체를 거쳐 현재까지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디버먼트는 1995년 텍사스 델러스에서 결성되었다. 위에서 말했듯이 세 번의 해체를 거듭한 밴드이다. 그렇기에 원년멤버는 드러머 브래드 핀처(Brad Fincher)를 제외하고는 없다. 밴드의 전성기는 아무래도 1999년 첫번째 앨범과 2006년 세번째 앨범때라고 할 수 있다. 혼란스럽고 황폐한 밴드 사운드는 대중성과 거리가 멀었지만, 그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 의해 컬트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후 멤버교체와 이전보다 덜 뛰어난 작품을 만들었다.
이번 앨범은《Conceived in Sewage》이후 6년 만에 내는 신보였다.
앨범 타이틀부터 불쾌하다.
《Obscene Majeste (음탕한 황제)》라는 타이틀과 앨범 커버는 잔인하기 그지없다. 로마의 라오콘 군상으로 보이는 석상은 팔, 머리가 뜯겨나가 있으며, 근처 사람들은 어찌할 바를 모른다. 이 공격적이고 암울한 이미지는 음악에서도 연결된다. 불결하고 뭉게지는 보컬은 도통 뭐하고 하는지 알아 들을 수 없다. 지저분함에는 폐허가 느껴지고 분노가 느껴진다. 하지만 이 이상의 느낌을 찾아내는 것은 어렵다.
슬램 앨범으로써는 츄기 기타, 브레이크다운, 베이스 드롭과 같은 요소들이 섞인 좋은 앨범일지 몰라도, 전체적인 구성은 단조롭고 똑같이 들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조로움이 나타나는 지점은 앨범의 중간부터이다.
앨범의 첫 몇 개의 트랙은 이러한 사운드가 자극적이기에 새롭게 들리지만 이는 얼마 버티지 못한다. 중간부터는 이러한 새로움도 사라지고, 반복적인 느낌만 받게 된다. 새로운 사운드보다는 이전의 사운드를 여기저기 복붙한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분주한 드럼만이 앨범의 단조로움을 벗어나게 할 뿐이다.
결국 슬램이라는 장르가 한계에 부딪힌 이유를 증명한 앨범이다.
이전을 따라하고 이전의 테크닉을 따라하고 독특한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창조보다는 복제였다. 기존의 길을 깨는 엇나감이라도 있어야 하지만 밴드는 이를 철저히 외면했다. 안정적인 슬램의 사운드는 더 이상 흥미롭지 못하다.
수록곡
01. A Virulent Strain of Retaliation
02. Cognitive Sedation Butchery
03. Narcissistic Paraphilia
04. Arterial Spray Patterns
05. Profane Contagion
06. Dysmorphic Autophagia
07. Sculpted in Tyranny
08. Xenoglossia
09. Modum Sui Morte
10. Truculent Antipa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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