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라는 말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 의미를 찾아보면 꼰대는 기성세대나 선생을 뜻하는 은어로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남에게 일방적으로 강요를 하는 것 등을 말한다. 이러한 꼰대는 온라인상이나 오프라인에서도 심심치 않게 얘깃거리로 나오곤 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당해봤을 꼰대와의 에피소드.
이렇게 많은 꼰대는 어떤 사람들일까?
먼저 상황을 통해 살펴보자.
학교생활 (교수님)
하루하루가 무료하고 지루한 삶 안에 언제나 아드레날린 넘쳐나게 하는 것은 바로 시험이다.
오늘은 시험 공지가 있는 날이다. 교수님께서 시험범위를 말하는 순간 모두 경악을 금치 못하는데... 바로 말도 안 되는 시험 범위 때문! 아직 배우지도 않은 부분까지 시험에 나온다고? 책을 읽어서 범위를 맞추라고? 이미 다 알고 있는 부분 아니냐고? 왜 우리가 배우지 않은 부분까지 스스로 공부를 해 시험을 봐야 하나요 T.T
그때 교수님의 한마디,
“나때는 이것보다 더 시험 범위 많았다. 이정도면 적은 거니 투덜거리지 마. 이정도 분량에도 투덜거리면 어디 가서 뭘 하던 못 버틸 거다.”
도대체 교수님은 어떤 시절에 사신 걸까. 배우지 않은 것도 공부하고 이것보다 시험 범위가 더 많았다니?
학교생활 (선배님)
오늘은 종강파티가 있는 날.
그러나 우려하던 상황이 벌어졌다. 맞다, 참석률이 저조한 걸 떠나 한명이라도 빠지면 집합한다고 했는데... 과대가 제사 때문에 못 온 것이다. 결국 우리는 집합을 하게 되고, 집합 시킨 선배가 연대 책임을 거론하며 지난 체육대회와 신입생 오티부터 과거의 일까지 빠짐없이 이야기하며 요즘 애들은 공동체 생활을 모르느니 나 때는 안 그랬는데 요즘 안 굴렸더니 군기가 빠졌다느니 하면서 군기를 잡는다.
역시 군대를 다녀와야 빠릿빠릿하고 정신을 차린다는 그 선배는, 공익이다.
학교생활 (동아리)
기대하고 기대하던 로망의 동아리 생활! 동아리 방에 사람도 많아 인맥도 넓어지고 많은 경험도 쌓고 추억도 많이 생길 것 같다.
그런데, 고 학번 선배가 들어오더니 동아리방 청소 상태를 지적한다. ‘선배들이 물려준 동아리 방인데 더럽게 쓴다. 고마워 할 줄 모른다.’하면서 08, 05 그 위의 암모나이트 선배들의 이야기를 시전하며 군대 이야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 선배가 청소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신입생 예쁜 사람 들어왔는지 확인 하러 들릴 뿐.
이렇게 어느 순간 꼰대는 나타나서 그동안 잘 붙잡아오던 나의 멘탈을 탈탈 털어놓다.
그렇다. 꼰대를 피하기에는 이미 내가 생활하는 학교, 직장, 집, 알바, 대외활동, 강연장소, 친구, 선배 등 많은 곳에 포진해 있는 것이다. 항상 나보다 더 많은 경험과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나보다 더 힘들었고 그때마다 더 잘 견디고 잘 해낸,, 어찌 들으면 나의 멘토가 되어도 아깝지 않을 인생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왜 꼰대가 되어 나를 괴롭히는 것일까?
나를 괴롭히는 꼰대에 대해 돌아다니는 <테스트>가 있는데 내용은 이렇다.
1. 사람을 만나면 나이부터 확인하고 나보다 어린 사람에게 반말을 한다.
2. 대체로 명령문을 사용한다.
3. 요즘 젊은이들이 노력은 하지 않고 세상 탓, 불평불만만 한다고 생각한다.
4. 무엇이든 답을 내리고 자신의 생각이 진리인 듯 말을 한다.
5. 버스나 지하철에서 노약자석에 앉은 젊은이에게 충고하려 든다.
6. 후배의 잘난 점을 말하기보단 단점과 약점을 찾기에 바쁘다.
7. “내가 너 나이 때는”나 “내가 왕년에” 등의 얘기를 자주 한다.
8. 자신 인맥 중에 성공한 지인 이야기를 자꾸 이야기한다..
9. 사람들이 자신을 부르는 호칭에 민감해한다..
10. 편하게 얘기하라고 해놓고 내 생각과 주장을 자주 말하게 된다.
이 중 당신은 몇 개나 속하는가? 생각보다 많은가? 아니면 전혀 관련 없는 이야기인가?
사실 우리가 꼰대라고 말하던 사람은 내 주변에 있는 평범하던 내 친구나 가족이나 내 자신이 아니었을까? 나름의 자신감과 신념을 가지고 세상을 헤쳐 가다보면 성공의 길이 보이고 주위에서 인정해 주고 기쁨이 찾아올 줄 알았는데. 학교만 졸업하고 대학만 입학하면 또는 대학만 졸업하고 직장에만 들어가면, 지금 내가 하던 일만 마무리 지으면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는데...
나의 미래가 현실에 부딪혀 무너지고 절망할 때 돌아갈 곳조차 마땅치 않아 배외하거나 현실에 수긍해 슬슬 적응해 가다 보면 어느새 내 모습이 꼰대로 변해 있는 것은 아닐까. 꼰대 주의보니 방지 구역이니 하는 말보다도 인정과 공감 그리고 독불장군처럼 살 수밖에 없던 자신의 모습을 위로해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은 아닐까.
당신이 꼰대이던 평범한 사람이건 충분히 잘하고 있다. 이 순간 잠시 스스로 무겁게 지고 있던 짐을 좀 내려놓고 잠시 쉬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꼰대라고 부르던 그 사람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으며, 아직 내가 알지 못하는 좋은 점과 배울 것들이 많은 사람이라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에세이] 원도심, 대학생 눈으로 보면 어떤 것 같아? (0) | 2019.09.29 |
---|---|
[정보] 우리가 이름만 알고 내용은 모르는 최저임금, 넌 누구냐? (0) | 2019.09.29 |
[사설] 우리는 누구와 만나, 왜 사랑을 하는가? (0) | 2019.09.26 |
[국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바이든, 또 다시 흔들리는 트럼프 (0) | 2019.09.23 |
[정보] 한국인이 잘 먹지도 못하는게 한식이라고? 그건 '한'-'식'이 아니지 (0) | 2019.09.19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