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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장의 눈] 불편한 진실 : 저상버스

오피니언

by 미아스마 2021. 5. 12.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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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상버스

 

말레이시아에서의 저상버스


2016년 1월. 

말레이시아의 페낭이라는 섬으로 1달간 어학연수를 갔었다. 살면서 처음 여권을 만들었고 외국에서 장기체류를 했기에 나에게는 참 매력적인 일로 아직까지 거론된다. 말레이시아에서 체류하는 동안 인상 깊었던 사건은 말레이시아의 버스 안에서였다.

버스를 타고 있었는데 기사님이 갑자기 내리셔서 당황했었다. 무엇을 하는지 보니 수동으로 발판을 내리고 휠체어 탄 고객을 직접 밀어드리며 자리까지 안내해 드렸다. 이후에 안전벨트까지 하나하나 직접 해주셨다. 안전이 확인되고 천천히 가면서 휠체어를 탄 손님에게 수시로 괜찮은지 체크하고 내릴 때도 똑같이 직접 벨트를 풀고 휠체어를 끌어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천천히 모셔드렸다. 버스 안의 승객들은 그냥 불평도, 불편한 시선 없이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지냈던 한 달간 3번을 휠체어를 이용하는 분이 버스 타는 모습을 보았고 늘 똑같았다. 문득 생각해보니 한국에서 휠체어 이용자가 버스 이용하는 것을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한 달간 세 번이나 봤는데 평생을 살았던 한국에서는 왜 한 번도 본적이 없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 할 때


이후 나는 한국에 돌아와 딱 한 번 휠체어룰 타신 분이 저상버스를 이용하는 것을 목격했다.

탑승하셔서 휠체어 전용석에 앉고 다시 내리실 때까지 버스 안의 몇몇 분들이 느리다고 한숨 쉬고 불평하는 모습을 보며 말레이시아에서 봤던 승객들의 모습과 겹쳐졌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장애에 대한 차별적 관점이 있었음을 마주 보아야 한다.

2019년 국토부에서는 375억의 예산을 투입하여 장애인들의 대중교통 편의를 위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위의 발표와 동시에 미관상의 이유로 보도블록의 색깔을 회색으로 바꿨다.

우리 스스로 가지고 있는 차별을 없애지 않았기 때문에 국가의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공급자적 측면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글ㅣ황주상 대전광역시 청춘너나들이 센터장
편집김민우, 노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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