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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장의 눈]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오피니언

by 미아스마 2021. 3. 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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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공간을 운영하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왜 이 일을 하세요?”라는 질문이다.

나는 왜 청년 공간에서 일을 하며, 어떠한 사명감을 가지고 살아가는가?


대학생 때, 나는 정말 돈이 없었다.

대학교에 다니면서 동시에 야간 12시간 공장알바를 한 적도 있었고, 아르바이트 3개를 동시에 병행한 적도 있었다. 그런 와중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심정으로 외국 교환학생을 신청했고 비행기표까지 다 구했지만 '결국 어떻게든 되진 않았다'. 출국 3주 전에 등록금과 생활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취소했다.

휴학한 이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나는 단지 최저시급을 받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인데 최저시급이나 받는 놈이라는 시선을 받을 때가 있었다. 돈 없는 것도 서러운데 더 서러워져서 나의 가치를 키우자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선택은 바로 나를 증명하기 위해서 공모전 도전이었다.

공모전 팀을 꾸렸고, 팀원들이 대부분 학교 근처에 살고 있어서 휴학생임에도 매일 학교로 나갔다. 버스비가 아까워서 집 근처에서 타슈를 빌려서 학교로 갔다. 집에서 학교까지 자전거로 약 40~50분. 타이밍 잘 맞추면 24시간 이내에 500원으로 3번을 탈 수 있었고 매우 행복했다. 자전거에서의 시간도 아까워 공모전 발표 준비를 했을 정도로 치열했다.


공모전 상금으로 생계를 이어나갔고 밤을 새우는 일이 잦았다.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가는 길 극한 피로에 멍하게 가다가 실수로 주차된 승합차를 들이받았고 차 뒷문이 찌그러졌다. 주인아저씨께 학생인데 진짜 돈이 없다고 죄송하다고 울면서 사정하니까 학생이 고생 많다고 그냥 봐주셨다. 진심으로 정말 감사하다. 보건소에서 500원이면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 그 돈이 아까워서 참았다. 참 서럽고 치열한 순간이었다.

공모전에 도전하며 작은 상들을 받게 되었다. 한 공모전에서 생각보다 큰 상을 받게 되었고 이 상금만큼은 의미 있게 쓰고 싶은 마음에 팀원들과 의논하여 재학하는 한남대학교 사학과에 장학금으로 기부를 했다. 형편이 어렵지만 정말 열심히 도전하는 학생들이 힘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내가 정말 받고 싶은 장학금이었기에 나와 비슷한 처지의 다른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기부 기사가 나가고 이를 개인 SNS에 공유했는데 이를 본 훈련소 동기 2명이 공모전에서 받은 상금을 본인들이 다니는 학교에 기부했다. 이때, 나의 작은 실천이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확산할 수도 있는지를 느꼈다. 유명한 톱스타가 아닌 이런 개개인도 선한 영향력을 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나름의 의미 있는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며 한남대학교에 총 3차례 기부를 했다. 이후 한남대학교는 재학생들이 학교에 기부하는 문화가 생겼다. 돈이 없어서 울면서 사정하던 나의 작은 실천이 훈련소 동기들의 실천을 이끌었고, 한남대학교의 문화를 만들었다.

꽤 많은 기부를 했고 한남대에는 학생들이 장학금을 기부하는 문화가 생겼다. 돈 없다고 울면서 봐달라고 사정하던 황주상의 작은 실천이 훈련소 동기들의 실천을 이끌었고, 한남대의 문화를 만들었다. 수많은 공모전을 진행하며 나름의 노하우가 축적됐고 학교 복학 이후에는 청년을 위한 제도적 혜택으로 많은 장학금을 받았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경험을 하며 더 성장했다.


나에게 도움을 주셨던 많은 분을 생각하며 그분들은 나를 왜 도와줬을지 생각을 했다. 나름의 결론으로 정말 절박하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도와주신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렇다면 많은 도움을 받은 만큼 사회에 더 많은 기여를 함으로써 많은 분의 선의를 확대, 재생산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동 나이대 대비 많은 제도적 혜택을 받았다.

사회에서 나에게 이런 혜택을 준 것은 받은 만큼 사회에 기여하라는 뜻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절박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지금, 이 순간 절박하지만, 자신의 삶을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제2의 황 주상을 발굴해야 하지 않을까?

코로나 19 이후에 급격한 사회변화가 이루어졌고 청년과 관련된 지표들은 나날이 부정적인 지표를 가르키고 있다. 내 삶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던 그 절박한 심정으로 대전 청년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노력을 넘어서 정말도 더 낫게 만드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사회에서 받은 만큼 그 이상으로 환원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일을 한다.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이 많아져서 다음 세대에게 좋은 사회를 남겨줘야 하기 때문에 이 일을 한다.


글ㅣ황주상 대전광역시 청춘너나들이 센터장
편집김민우, 노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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