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서 1라운드 1차 지명은 일 년에 한 번, 선수에게는 평생에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기회이다.
선수는 하고 싶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구단에서도 (전년도 꼴찌를 해야 하기에) 뽑고 싶어도 마음대로 뽑을 수가 없다. 해당 연도에 괴물신인(가령 야구의 류현진이나 배구의 김연경 같이)이 등장했다면 일부러 꼴찌를 위해 패배를 모으는 '패주작'을 하는 팀도 있다.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더 못하는 팀이 있다면 1라운드 1차 지명권은 양보해야 한다.
어쨌든 선수에게 1라운드 1차 지명이라는 타이틀은 명예가 되고, 언론의 주목을 선물로 준다. 이 선수가 잘하냐 못하냐에 따라 그해 성적이 달라지는 배구의 경우 팀은 1라운드 1차 지명 선수에게 많은 기대를 걸기도 한다. 데뷔 나이가 빠르고 평균 나이가 어린 여자배구는 1라운드 1차에 지명되는 순간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된다. 이는 2군의 부재나 육성선수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있지만, 말이 길어지니 1라운드 1차 지명이야기만 하자.
그렇기 때문에 1라운드 1차 지명선수가 성공하는 것은 다른 라운더에 지명된 선수들보다 쉽다. 야구에 비해 더 많은 기회를 받고,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여자배구에서는 더더욱. 하지만 명예와 주목은 선수에게 굉장한 부담감을 심어준다. 또 구단의 기대감까지 안고 뛰어야 하니 선수 입장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부담을 빨리 이겨낸 선수는 그만큼 빨리 성장하지만, 끝내 못 이겨낸 선수는 서브 멤버로 밀려나며 은퇴를 하게 된다.
1라운드에 뽑힌 재능을 살리지 못하고 그만두는 것이다. 8일 흥국생명에서 임의 탈퇴 선수로 공시된 공윤희도 결국 프로무대에서 성장하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시즌(18-19 시즌) 후 자유계약 선수(FA)로 계약한 선수였기 때문에 공윤희 선수의 은퇴는 구단보다는 본인의 선택으로 보인다.
흥국생명 레프트 공윤희 선수는
1995년 03년 12월 생으로 강릉여중과 세화여고 배구부를 거쳤다.
13-1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되었다
데뷔 첫 시즌에는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고등학교 시절 갖고 있던 발목 부상이 완치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15경기 38세트에 출전했지만 6 득점(공격성공률 7.14%)에 그치면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이후에도 경기보다는 웜업 존에서 뛰었다.
14-15 시즌에는 자신과 같은 1라운드 1순위 이재영이 데뷔한다. 같은 포지션인 공윤희는 더욱 출전 기회를 잃었다. 15-16 시즌부터는 원포인트 서버로 출전했다. 이 시즌에는 공격 시도보다 서브 시도가 많았으며 15개의 서브에이스(세트당 0.16개)를 기록했다.
16-17 시즌에는 이재영과 신연경에 밀려 3번째 선수의 역할을 했다. 당연히 출전 기회가 줄었고 주로 원포인트 서버로 경기에 참여했다. 4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 전 시즌보다 세트당 서브 성공률이 줄었다.
17-18 시즌에는 신연경의 부상으로 많은 경기수와 세트수를 기록했다. 프로 데뷔 후 최다 세트수(95세트)를 소화했다. 몇몇 경기에서는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플레이를 했지만 대부분의 경기에서 평범하거나 그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92 득점에서 공격득점은 82점으로 29.08%라는 낮은 성공률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본인의 몫을 해냈다. 리시브(41.08%)에서 평균 이상의 수치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간간히 좋은 디그(세트당 1.37)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제 마지막 시즌이 된 18-19 시즌에서는 김미연의 영입과 신연경이 회복으로 자신의 입지가 불안했지만 저번 시즌 향상된 리시브 능력(45.83%)으로 출전을 했다. 하지만 공격(13 득, 22.41%)에서는 큰 역할이 없었고, 김미연-신연경의 교체 라인이 안정화되자 원포인트 서버로 전환되었다. 우승을 했던 시즌이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 출전은 어려웠다. 원포인트 서버로 한정되었고 4개의 서브 시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흥국생명에서 주전 자리를 찾지 못했고, 계속 서브 선수로 뛰었다는 점, 서브 선수로 뛸 때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여줬다는 점,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서 선수 본인이 오래 뛸 수 없음을 직감했던 것 같다.
이렇듯 기대를 받았던 1라운드 1순위 선수가 꽃피우지 못하고 은퇴하는 경우는 많았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히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1. 11-12 시즌 1순위 장영은 선수
11-12 시즌 1순위 선수는 경남여고의 장영은 선수도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현재도 코트를 뛰고 있는 조송화와 문정원, 김연견과 동기이기도 하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12-13 시즌 중반 무릎 십자인대 파열은 그 시즌 아웃과 동시에 기량 하락을 가져왔다. 센터로 전환도 했지만 기회를 얻지 못했고, 16-17 시즌에도 같은 부위에 부상을 당하고 만다. 결국 17-18 시즌을 끝으로 배구선수를 그만둔다.
2. 09-10 시즌 1순위 정다은 선수
현재 실업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정다은 선수이다.
한국도로공사에 1라운드 1순위 지명받았고 IBK와 현대건설을 거쳐 자유신분 선수가 되었다. 포지션이 센터였지만 키가 180cm이어서 작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강한 서브와 빠른 발이 강점이기에 1순위로 뽑힐 수 있었다. 데뷔 시즌을 도로공사에서 보냈지만 별다른 활약은 없었고 당시 신생팀인 IBK에 합류하게 된다. 하지만 미미한 활약과 부상으로 점차 입지를 잃어갔다.
[표] 2008년부터 2019년까지 1차 지명선수 일람
년도 |
선수 |
포지션 |
현역/은퇴 |
지명팀 |
소속 학교 |
현소속 |
비고 |
08-09 |
염혜선 |
세터 |
현역 |
현대건설 |
목포여상 |
인삼공사 |
신인왕, 국대, 세터상(4) |
09-10 |
정다은 |
센터 |
실업리그 |
도로공사 |
중앙여고 |
- |
- |
10-11 |
김희진 |
라이트 |
현역 |
IBK기업 |
서울중앙 |
IBK기업 |
주전, 국대 |
11-12 |
장영은 |
레프트 |
은퇴 |
인삼공사 |
경남여고 |
- |
- |
12-13 |
이소영 |
레프트 |
현역 |
레프트 |
근영여고 |
GS칼텍스 |
주전, 신인왕, 국대 |
13-14 |
공윤희 |
레프트, 센터 |
은퇴 |
흥국생명 |
세화여고 |
- |
- |
14-15 |
이재영 |
레프트 |
현역 |
흥국생명 |
선명여고 |
흥국생명 |
주전, 신인왕, 국대, MVP(2) |
15-16 |
강소휘 |
레프트 |
현역 |
GS칼텍스 |
윈곡고 |
GS칼텍스 |
주전, 신인왕, 국대 |
16-17 |
정선아 |
레프트, 센터 |
현역 |
도로공사 |
목포여상 |
도로공사 |
원포인트, 서브 |
17-18 |
한수진 |
전 포지션 |
현역 |
GS칼텍스 |
전산여고 |
GS칼텍스 |
서브 |
18-19 |
이주아 |
센터 |
현역 |
흥국생명 |
윈곡고 |
흥국생명 |
주전 |
19-20 |
정호영 |
센터, 레프트 |
현역 |
인삼공사 |
선명여고 |
인삼공사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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