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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의 온도 - 온도의 속임수,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

문화예술

by 밍기적아이(MGI) 2020. 3. 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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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컴퍼니 제공

가수 로시의 앨범 《COLOR OF ROTHY》의 <온도>는 헤어짐을 통해 이별을 견뎌내고 슬픔의 온도를 다른 생각들로 맞춰놓는다는 내용이다.

<온도>의 가사 중 이런 말이 있다.

 “니가 따뜻해질까 봐 다른 생각으로 온도를 맞춰봐”

사랑에는 서로가 기억하는 온도가 존재한다. 당신이 했던 사랑은 양쪽 모두가 같은 온도였다고 할 수 있는가? 때로는 나에게는 뜨거웠던 사랑의 온도가 상대방에게는 미적지근한 온도로 다가오기도 한다.

우리가 느끼는 온도는 각자 다르기에 사랑은 온도를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우리는 다른 생각으로 서로의 온도를 맞추며 나를 속이는 사랑을 한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스틸컷 중에서

아델은 자신의 온도를 엠마에게 맞춰간다. 토마스와의 관계는 그를 학대하는 일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상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더 자극적인 것에 끌린다고 했던가? 그는 엠마를 우연히 본 순간부터 엠마에게 끌리기 시작했다. 그는 엠마 앞에서는 질끈 묶었던 머리를 풀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준다. 엠마의 그림 모델을 하게 되고 관계를 맺는 일은 새롭고 자극적이었다.

그들은 분명 사랑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지극히 달랐다. 식성부터 취향 심지어는 머리색, 눈동자 색마저 달랐다. 엠마의 집에 초대 받은 그. 굴을 싫어하는 그였지만 어느 순간 그는 굴을 먹기 시작한다. 엠마의 친구들을 위해 파티를 준비하며 자신을 엠마에게 맞춰간다.

그는 그렇게 자신이 데이고 있는 줄도 모른 채 엠마와 같은 온도라고 믿었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스틸컷 중에서

영화 속 이야기는 제목의 의미를 보여준다고 한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모순적인 제목이 눈길을 끈다. 영화를 보다보면 ‘블루’는 파란머리 엠마를 뜻한 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제목처럼 엠마는 진정으로 따뜻한 색이었는가? 오히려 그는 아델에게 자극적인 뜨거움이었을지도 모른다.

온도가 너무 뜨거우면 데이기 마련이고. 온도를 억지로 맞추려고 하면 누군가는 다치기 마련이다. 그들의 관계 또한 그러했다. 서로의 온도를 견디지 못하고 택한 이별.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이었다.

그럼에도 영화 제목은 왜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이었을까?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스틸컷 중에서

사랑의 온도는 속임수이다. 온도는 평형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뜨거운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만나면 온도는 뜨거운 쪽에서 반대쪽으로 이동한다. 서로의 온도를 맞춰가려는 듯이 말이다. 아델과 엠마의 관계도 그러하다.

하지만 그들은 온도 변화를 견뎌내지 못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서로의 온도가 틀린 것을 보여주듯이 아델은 파랑색의 착장을 엠마는 빨강색의 착장을 하고 등장한다. 그는 어쩌면 이 착장처럼 엠마에게 맞는 온도가 되고 싶었으리라.

제목처럼 그가 따뜻한 색으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델의 속임수 때문이다. 엠마가 그에게 적정했던 온도가 아니라 그가 그렇게 믿어서 따뜻한 색으로 기억된 것이다. 그는 그렇게 믿으며 데이면서도 엠마를 사랑했다.

영화는 그들의 이별로 끝을 맺는다. 결국 사랑은 자신을 속인다고 해서 이뤄지지 않는다. 당신의 사랑의 온도는 어떠한가. 당신도 자신을 속여 가며 누군가에게 온도를 맞추고 있지는 않은가? 주인공 아델도 자신을 더 이상 속이지 않길 영화를 보는 이들도 알맞은 온도를 찾아갈 수 있길 바란다.


한나경
편집 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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