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람은 살아있도록 저주받았다" : 홍상수, 「풀잎들 (2018)」 (상)
그들은 잊고 싶어 사랑한다 김수영의 「풀」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풀이라는 것은 대중과 연관 깊은 소재이다. 민초(民草)라는 말이 그것을 증명한다. 풀은 꽃이 아니다. 그래서 주목받기도 주목하기도 쉽지 않다. 누가 풀에 주목을 하겠는가. 색이 특별한 것도 아니고 향이 특별한 것도 아니다. 벌과 나비도 풀과 어울리지 않는다. 소위 노는 물이 다른 것이다. 그러나 의 인물들은 풀잎을 공유한다. 어떤 이는 사랑스럽게 만지고 어떤 이는 쓸쓸하게 만진다. 그들은 모두 풀잎을 바라보고 골목을 공유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풀잎을 보는 것과 골목에 있다는 것 외에 없다. 골목과 풀잎처럼 그들의 생은 참으로 널리고 보잘것없다. 인물들의 대화는 고유성이 없고 특별하지도 않다. 심지어 이름도 제대로 호명되지 않는 인물들도 있다...
문화예술
2019. 9. 6. 2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