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은 참 바쁘게 지내는데 새해가 되면 돌연 침착한 공기가 덧씌워지는 듯하다. 슬슬 새삼스럽지 못한 새해인사를 핑계 삼아, 연락이 뜸했던 지인들에게서 연락이 오기도 한다.
매해 다가오는 이 경사스러운 날을 나는 솔직히 잘 실감하지 못했다. 얼마 전에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 속 아티스트들의 프로필이 ‘활동 년대: 2020년대’라고 찍히니, 그제야 뭔가 바뀌긴 했구나 싶었다.
둘째 주에는 주옥같은 앨범들이 쏟아져 나왔다. 1차적으로 선별했던 앨범이 58장이었으나, 오랜 고민 끝에 6개 앨범을 뽑았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건대, 이 글은 상대적으로 유명하지 않은 인디계열 아티스트들을 소개하는 큐레이션이다.
발매일: 2020년 1월 7일
장르: 얼너너티브 포크, 인디 팝
총 플레이타임: 12분 28초
‘반다(vanda)’가 지난달에 발매한 싱글 〈Star〉를 포함한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반다’는 재작년인 2018년 겨울에 데뷔했는데, 그때 발매했던 곡은 지금과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반다’가 처음 〈작은 자화상〉을 발매해 데뷔했을 때, 그는 밴드 사운드를 선보였다. 그러나 전혀 다른 결의 음악을 했던 것은 아니고, 지금과 같이 사운드스케이프에 상당히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mood》는 흐름에 힘쓴 앨범이다. 총 다섯 개의 수록곡 중, 첫 수록곡은 인트로, 세 번째 수록곡은 인터루드, 심지어 네 번째 수록곡의 마지막에는 브레이크 비트가 삽입돼있다. 이 때문인지 앨범을 관통하는 ‘무드’가 상당한 통일성을 가진다.
(브레이크 비트: 다음에 나올 곡과의 연결을 더욱 매끄럽게 하도록 곡 마지막에 붙인 짧은 멜로디. 본래 힙합에서 쓰이는 용어이나 정확히 표현할 방법이 없어 이 글에 한정해 사용하겠다.)
또한 사운드스케이프나 엠비언스 활용, 편곡 등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단 한 가지, 대중성이 다소 결여되어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상당한 완성도의 앨범이다.
수록곡
발매일: 2020년 1월 7일
장르: 컨템포러리 포크
총 플레이타임: 10분 26초
‘SEOY(서이)’는 해당 앨범 《Lazy Sunday》으로 데뷔한 신예 싱어송라이터다.
앞서 소개한 ‘반다’의 《mood》가 수면 아래의 일그러짐을 담담하게 털어놓는 심상을 준다면, 《Lazy Sunday》는 수면 위로 퍼지는 온기와 물결이 발등에 닿는 심상을 선보인다. 혹자에게는 온도차라고 일컬어지는 이 문제의 원인은, ‘반다’의 음악이 차갑기 때문에서가 아닌 ‘서이’의 음악이 따뜻함의 극치이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서이’가 보유한 보이스 톤과 감성이 신선한 것은 아니나, 분명이 우리가 사랑해왔던 따뜻한 질감의 그것임에 부정할 수 없다.
수록곡
발매일: 2020년 1월 8일
장르: R&B
총 플레이타임: 6분 36초
‘오주(OHZU)’는 작곡가이자 작사가이며, 여차하면 자신의 보컬을 내세우거나 코러스를 넣는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다. 이번에 발매된 《매일》은 그의 아홉 번째 싱글이며 오직 피처링 보컬인 ‘GRAM’의 목소리만이 들어가 있다.
이번 싱글 《매일》은 팬들이 원했던 ‘오주’의 매력을 잘 담은 싱글이다. 또한 겨울이라는 계절적 특수성을 노린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리스너로서도, 큐레이터로서도 ‘오주’의 또 다른 음악적 일면을 보고 싶은 마음이 존재한다. 만족스러운 완성도의 무난한 싱글. 이 다음엔 다소의 변신을 소망한다.
수록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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