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여행을 떠나고 싶은 그대, 자그마한 기준을 세워라
'아 여행 가고 싶다' 무의식중에 참 많이 내뱉는 말입니다. 물론 제가요. 여행이란 거, 좋죠. 지긋지긋하고, 나를 옭아매는 탁류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서 여기저기 새로운 세상을 거닐고 여유를 만끽하는 그런 여행. 하나 더 있어요. 아주 강력하면서도 달콤한 이유가. '기차표를 예매해 놔서…'라든지…' 라든지 '지금 타지(혹은 해외)라서요…' 같은. 아무도 나를 불러내거나 강제할 수 없거든요. 그저 삶의 패턴 그 범위 밖에 있다는 이유만으로요. '체험'이나'도전' 같은 여행보다는 '도피' 나 '피신' 같은 여행에 더 갈급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언제부터 순수하게 소비하는 여행을 잃은 걸까. 초등학생 때는 말이에요, 소풍 전날이면 잠도 설치고, 새벽 일찍 일어나서 김밥 말고 버스 옆자리는..
오피니언
2019. 9. 19. 19:22